얼마전 남포동에 다녀왔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름다운 트리를 장식하고 있더군요 


오늘은 저 트리 장식 위에 있는 별처럼 아름다운 아이와의 묘연을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2006년 9월 9일 쿠로의 중성화 후처치 받을겸 남포동에서 제 증명 사진을 찍으러 갔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삼겹살 집으로 변했지만 그 당시에는 호프집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기 올라가는 문턱을 땅과 연결해주는 철로 된 삼각형 모양 받침대 아래 숨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애웅~ 거리며 관심을 보인다 싶으면 홀랑 나와서 먹을 것을 구걸하던 아이가 눈에 띄였습니다

너무 말라 안쓰러웠던 아이는 급하게 사온 천하장사 소세지에 낚여 제 핸드백에 담기게 됩니다 ㅡ,.ㅡ;;

제 첫 업둥이입니다 병원에 가는동안 제 가방안에 폭풍설사를 해주시고..... 

검진결과 엄청난 양의 원충과 기생충을 가지고 있더군요 ㅡ,.ㅡ;; 냄새가.... 아직도 코끗을 스치내요  


이름은 남포동에서 업둥해서 까칠린느 남포동이라고 짖고 걍 남이라도 불렀어요  ^^';;

이갈이를 하고 있는 5~6개월령의 아이었으나 몸무게는 800g!!

화장실을 못가려서 입양도 못가고 눌러 앉혔더니 늘 그렇듯 멀쩡하게 가리는 사기꾼이었습니다

그래요 전 늘 애들에게 호구 잡혀 사기 당하나봐요~ 홍주도 그렇고 열매도 그렇고....응삼이까지....

암튼 어마어마한 미모를 가지고 있던 이 아이는 응삼이처럼 카메라의 사랑을 받는 아이로

발로 찍어도 그 미모가 화사하게 빛나는 아이였어요 

 

 

당시엔 남친이었던 남푠님하를 저보다 더 사랑했고 젖때고 이유식 하러온 피콜로 형제들에게

빈 젖을 물려 젖꼭지가 헐고 살처가 생길 만큼 모성애가 깊은 아이였어요

 

 

요즘 응삼이의 모습에서 남이의 그림자가 얼핏 얼핏 보입니다 둘다 얼굴에 표정이 다양하고

눈빛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아이여서 그런가 봅니다


까칠하고 도도하며 튕기는 맛이 일품이던 우리 남이.... 

 


사진에 따라서 청록색, 진녹색, 연녹색으로 눈 색깔이 다르게 나오지만 실제로 보면 푸른 빛이 감도는

진한 청록색의 에메랄드 같던 사람을 홀리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어요


거기다 B컵 뽕을 가지고 있었구요 저 앙다문 입술 아래로 삐져 나오는 송곳니~~조차 사랑스러워요


반면 모래를 코에 묻히고 다니는 어수룩함도 있었구요 이중적인 매력을 가진 아가씨였어요


남이의 성깔이 오롯이 돋보이는 사진 아닌가요? ㅎㅎ

 

작고 약했던 남이는 봉팔이가 가져온 허피스 & 칼리쉬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고

2007년 11월 27일날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허피스, 칼리쉬 따위 우스운 병이라 완벽하게 케어해서 아이를 잃지 않았겠지만

당시에 무지했던 저는 이 병원 저 병원 헤메다니며 시간을 놓쳤고

강제 급여조차 맘이 약해져 잘 못하던 시절이라 허무하게 아이를 보냈습니다

 

남이를 보내고 한동안은 봉팔이가 너무 미워 파양 생각까지 하게 말들 만큼 제 가슴에 큰 후회와

상처로 남아 있는 아이입니다

 

 

이 아이를 잃고 저는 고양이 커뮤니티에 뜨는 "우리 아이가 아파요", "이렇게 치료했어요" 글을

미친듯이 정독하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제가 아는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저처럼 무지로 인해 아이를 놓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래서요 


남이가 떠난지 벌써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남이의 사진을 보면 숨쉬기가 어렵고

가슴이 먹먹해지지만 그래도 남이는 늘 제 가슴속에 살아 있고 늘 함께 하고 있답니다

함께 할 수 있을 때의 감사함을 잊지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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