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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1.15 수차례의 파양, 봉팔이와 이동장 (21)
글
수차례의 파양, 봉팔이와 이동장
미야를 보내고 마음한구석이 휑하니 짤려 나가있을때 제게 온
순진무구한 아이 봉팔이
아깽이들도 잘돌보고 고양이나 사람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아이입니다
서열 싸움을 한다고 우집아이들 모두가 한덩어리로 뒤엉켜
쌈박질을 할때 단한번도 싸움에 휘말리거나 포함되지 않은
유일한 아이죠 싸움이 나면 숨기 바쁘니 휘말릴리가 있나요 ㅎㅎ
이번달 28일이면 봉팔이가 제게 온지 일년이 됩니다
부산에서 경산 멀지 않은 거리를 뛰어가
세상 모든 사랑을 다 퍼줄 것처럼하고 데려왔습니다
그때 봉팔이와 함께 우리집으로 온 낡고 작은 이동장 하나
그 당시 무책임한 분양자로부터 탁묘를 가장한 버림을 받은 봉팔이를
임보하고 계시던 레벡님께서 해주신 가슴아픈 이야기
봉팔이가 이집저집 떠돌때마다 같이 다니던 전용 이동장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봉팔이가 겪은 참 기구한 사연들을 말씀해주시면서
너무 고생이 많은 아이라 예쁘고 행복한 이름 지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제 품에 오게 된 봉팔이와 낡은 이동장
지금은 이렇게 이쁘고 착한 아이지만 처음 제게 입양이 됐을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답답해질만큼 최악의 상황이었죠
각자 다른 방에서 놀다가 어쩌다 저와 눈이라도 마주치면
깜짝 놀라 숨을 곳을 찾다 집안살림 망가뜨리기 일쑤였죠
살림만 망가지면 다행이게요 너무 놀라서 부들부들떨고
오줌똥지리고 흥분해서 숨도 재대로 못쉬고
나는 나대로 죽고 애는 애대로 저러다 죽겠다 싶었답니다
게다가 호흡기질환 보균묘였던 봉팔이는 스트레스로 발병
저희집 아이 모두에게 퍼트려
몇주만에 병원비 백몇십만원을 깨먹게 만들었고
남이와 쿠로가 생사를 넘나들때는
집사생활 통틀어 처음으로 파양이라는 것을 결심하게 됐답니다
미야때 그렇게 힘들었어도 파양은 생각못했는데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미야는 돌아갈 곳이 없었네요
그래도 내새끼가 되려고 그랬는지 파양하겠다 모질게 결심하고난 이튿날
온몸에 똥칠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이가 미워서
찬 물수건으로 묻은 똥을 벅벅 닦이는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골골골 소리....
그것이 묘연이 되어 지금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ㅎㅎ
제 앞전에 봉팔이가 겪은 파양이 열차례 이상
쉽게말해 이동장만 들어갔다 나오면 반려인이 빠뀌는게지요
저희들끼리 하는말로 아마도 봉팔이가 다른 애들보다
좀 모지라서 그걸 견디지 않았을까합니다
제게 올때 딱 3kg 였던 봉팔이 지금은 4.7kg 나 나갑니다
지금이야 만사 느긋한 고냥씨가 되었지만
그래도 한가지 지워지지 않는 상처는 있습니다
이동장입니다
이동장만 보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줄행랑을 치는 봉팔이
넣을라치면 온몸을 써서 들어가길 거부합니다
이동장을 열어 놓고 몇날 몇일을 가만 둬도 봉팔이는 가서 이동장을 때리기만 할뿐
절대 들어가지 않습니다
억지로라도 일단 들어가면 초긴장, 호흡이 가빠져 숨쉬기가 힘들어집니다
개처럼 헥헥거려야만 겨우 숨을 쉴수있습니다
오늘도 병원 간다고 이동장에 잠시 넣었다 다시 왔더니
오자마자 온집안을 돌아다니며 바뀐게 없는지 확인합니다
집이 바뀐거 아냐? 그대로 맞어?
이러는 듯 한참을 돌아다니다 겨우 한숨 한번 쉬더니 물을 먹네요
이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이들에게 파양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말입니다
인간의 언어로 이야기 할수 없다고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 아닙니다
아이들은 다 알면서도 모르는척 해줄뿐
그 가슴에 남은 상처를 오늘도 홀로 삮이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린아이였을때 북적이는 시장통에서 엄마 손을 놓쳐본적이 있나요?
하늘이 노레지는, 세상이 무너진 그 심정을 기억해보세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아이들도 절망을 경험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도 버림받는 고통을 알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함께할 방법이 정말 없는지를요
ps.. 2008/10/08에 제가 쓴 글인데 퍼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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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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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글읽으면서..눈물나...1년됐다는말에..응?? 내 기억장치에 문제가 있나?? 했었어......ㅋㅋ 우리 뽕팔씨가 얼마나 귀여운 아자찌인데~~~~~~~ 못생겼다고 흉본녀석이 이리 살줄......
-
<<온몸에 똥칠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아이가 미워서
찬 물수건으로 묻은 똥을 벅벅 닦이는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들리는 골골골 소리....>>
이 문장만 보면 눈물이 핑~
저렇게 당당하게 생긴 녀석이 파양의 아픔으로 겁쟁이가 되고 병을 달고 살게 되었으니
이세상에 가장 무서운 건 정말 사람이네요....
봉팔이가 무사히 수술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봉팔아...
너땜시 엄마 아빠가 근면 절약 정신으로 돌아가게 됐단다
너가 할일은??? 앞으로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발랄하고 당당하게 사는거
알았지? 엄마아빠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너도 느끼지?
나도 느껴진단다 ^^ -
너무 가슴아픈 기억을 가진 봉팔이군요.
이동장만 들어가면 가족이 바뀌다니..
저 착한 아이의 상처는 얼마나 더 지나야 지워질지 모르지만
히이라기 님께 받은 사랑만큼 아물어 가리라 믿습니다.
감히 제가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민트도 여러차례 (아마도 5,6번?) 다른 집을 떠돌던 아이었지만
제게 온지 3년하고 3개월,,
아마도 다 잊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봉팔이도 함께 행복하기를 빌고 빕니다.^^
-
정말 그래요..
저희 카터도 곰지도 다른 사람을 거쳐 제게 온 아이에요..
특히 카터는 제가 성묘에 대해서 잘 모를때 보호소에서 데려온 아이인데, 그 곳이 청결하고 다른 아이를 잘 챙겨주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응을 잘 못해서(성격탓에? ㅋㅋ) 엄청 까칠했더랬죠;;;
그래서 저도 약간 긴장을 하며 집에 데려왔는데, 집에 고양이가 혼자인 것을 알고 어찌나 골골대던지.. 그때는 무릎에서 떨어질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ㅎㅎㅎ
그런 것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파양을 정말 쉽게 생각하지 못할 것 같아요.. 말 못하는 고양이라도 다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ㅎ
봉팔이도 히이라기님과 프로채터님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 할 거에요. ㅎ -
해피로즈 2011.11.16 06:28
가슴이 찡한 얘기네요~
가여운 아이 이렇게 잘 키우셨네요..
제가 고마움에 뭉클뭉클합니다. -
-
오늘 버스 실연녀 여럿 맹그신고 아녀요~???
아흑흑...
봉팔이 만구 순해보이고 세상만사 에헤라디야 하는 표정인데 겁많고,상처많은 한없이 가여운 아이였네요..프로채터님 블록에서 어디든 부르면 달려오는 봉팔이 동영상 봤을땐 눈만 마주쳐도 집기부숴가며 지한몸 숨길곳찾고 -
에구... 아침부터 저를 울리셨습니다!! ㅠㅅㅠ
견뎌준 봉팔이가 장하고 파양 안해주신 히이라기님게 감사해요~
아!! 아직도 눈물 글썽글썽함!! ㅠ.ㅠ!! -
하이로우맘 2011.11.17 14:02
지금 보니까 프로체터님 댁이셨군요...
봉팔이 이야기 읽고 한참 울컥했어요...
이젠 예전 기억잊고 좋은 기억만 담을수 있는 봉팔이가 될거라 믿어요... -
1년전에 입양한 울 냥이와 봉팔이가 넘 닮았어요.
생김새도 그렇고...
울냥이는 보호소에서 안락사직전 데려온 냥이에요.
온갖 병을 다 달고 와서 1백만원 훨씬 넘게 병원비로 지출하고 설사로 범벅을 했지만...
지극정성 간호한 끝에
지금은 너무 건강하고 사랑스런 냥이가 되었지요.
봉팔이 글을 읽고 맘이 짠~하네요.
첨에 고생했지만 지금은 울냥이 없으면 전 못살아요.
제게 너무 큰 행복을 주는 아이가 되었으니까요...
봉팔이 사진만 봐도 넘 사랑스럽네요.
천사같은 님을 만나서 너무 다행이에요.
이제 두 번 다시 가족을 잃지 않는 봉팔이가 되길 바라며
님과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글 잘 보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