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친정부모님의 가정교육 방침이 매우 확고했던 터라 26살이 되도록

함께해본 반려동물은 금붕어가 전부였습니다 ㅡ,.ㅡ;; (잠시 탁묘식으로는 몇일 맡은적은 있지만)

강아지를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 저에게 당시 가정형편이 매우 넉넉했음에도

털이날린다는 이유 하나로 단칼에 저의 요구를 묵살한 친정 엄니에게

동생을 낳아주거나(당시 연세로 절대 동생은 불가능하던걸 알고 있던 조숙한 나 ㅡㅡV)

살아있는 애완동물을 사달라고 조르르며 울고불고 하는 저에게 내놓으신 최후의 협상안이 금붕어였어요

그러면서 하신 말씀이

"어쨌든 살아있잖니?"

뭐 저는 그렇게 얻은 금붕어 한쌍을 잉어가 되도록 오래 오래 키우며 자라나

아주 까칠하고 못돼처먹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엥??



지금은 동네어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전형적인 후덕 D라인을 자랑하며 

제 배위에서 도움닫기를 하는 아이들 틈바구니에 요가자세로 떡실신해서 잠이드는 

그런 평범한 아짐이자 길아가들에게 호구 잡혀 밥셔틀하는 호구집사가  되었습니다만.....



암튼 당시 저는 온몸에 가시세우고 독을 뿜어내는 그런 풍노도???의 26었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가던 곳만 가고 다니는 길로만 다니는 등

성질머리에 걸맞게 아주 폭이 좁고 엄청 얕은 인긴관계 형성한 삐뚫어진 어른이가 된 저는

직장 동료에게 이끌려 평소 절대 가지 않던 길로 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어쩌다 그 앞에 애견샵처럼 생긴 매장이 있었고 작은 종이에 내일 날짜가 적혀있었고

안락사 어쩌고 저쩌고 적혀있는 글을 읽고 난 바로 다음 기억이 바로 이 장면입니다






도데체 저에게 뭔일이 생긴 걸까요?

제 이불 위에 떡하니 들어 누워 있는 저 비쩍마르고 못생기고 비루한 털짐승은 뭔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책 안서는 일이지만 내일이면 안락사 당한다는 공지를 보고

한시간쯤 고민하며 집과 펫샵을 왔다갔다하다 문닫기 직전 들어가서 데려왔습니다

네추럴 발란스 사료 1KG 한포에 12,000원, 캣샌드 모래 한포 10,000(이런 썩을!!!)에 사서 한 손에 들고

고양이가 도망갈까 옷 안에 덜렁 넣어서 데리고 오느라 가슴팍에 오선지 그려졌던 철없던 나.... 

그때의 제 뇌구조를 보면 아마 이랬을거 같아요~ 


아무런 사전지식 없는 충동적 입양(휴~~~~)이라 사람 손톱깎이로 발톱 깍이고 

딸기 바구니를 화장실로 쓰던 그런 시절이 있었네요

모모가 손톱을 다쳐 잠옷바람으로 병원을 향해 달려가던 저와 히메 엄마 이야기는
 
한동안 술안주로 요긴하게 쓰였지요 

암튼 당시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있던 히메엄마의 조언으로 인터넷 카페에도 가입하고 나서야  

겨우 겨우 초보 집사 생활을 할수 있었습니다

모모 때문에 블로그도 시작하고 디카도 사고했는데 벌써 시간이 꽤 흘렀네요


그때도 역시 발로 찍는 저의 사진술은 여전했네요



울 모모가 저렇게 작던 시절도 있었네요

 


일주일 내내 한숨도 못자게 만들었던 모모의 엄청난 콜링소리~~ 와우 대박!!

 

 

임보하던 아깽이에게 피부병 옮아서 좀 구질구질하던 시절

모모의 후덕함이 절정에 달했지요~~ 완전 동그란 쿠션같은.... 몸


그래도 모모의 꽃미모는 참으로 알흠답습니다요~ ㅎㅎㅎ



당시의 제 상황을 정리해보면

1. 가족의 반대 극심                         <- 초강수로 대응
2. 경제적 능력 무능                         <- 박봉의 회사를 때려치우고 이직
3. 반려동물과 함께한 경험 제로        <- 무한 검색신공으로 커버
4. 중성화가 뭔가요?                         <- 콜링소리 듣고 정신차림
5. 알러지, 천식, 비염, 아토피 보유    <- 약으로 사는 인생 
6. 책임감 흐릿                                 <- 한다스 짊어지고 나니 절로 생김

누가 나에게 아이를 분양해줬을까 싶네요 ㅎㅎ

이런 스팩을 가지고 고다나 다른 카페에서 분양 받을려고 기웃거리면 완전 매장될듯한 스펙이네요 ㅎㅎㅎ

지금 이렇게 지내고 있는 걸 보면 충동적 입양의 아주 아주 드물고 잘된 케이스겠죠? 

아마 그때 모모를 안만났다면 지금의 남푠님하도 없을거고

한다스나 되는 대식구들도 안생겼겠죠?

그래서 모모는 나이는 삼순이가 더 많지만 저에게는 모모가 살림 밑천인 맏딸이랍니다

남푠님하에게는 삼순이가 첫사랑의 여인이듯이요 ㅎㅎ



마지막으로 요즘 한껏 미모에 물이 오른 모모돼지의 사진을 투척하며 사라집니다~~

아 가족의 반대를 이겨낸 초강수는 뭘까요? 으흐흐흐흐

그건 다음 기회에~ 알려드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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